[역사] 수원화성의 동문 창룡문의 열려있는 옹성의 비밀, 성마다 깃발색이 다른이유

서론

오늘은 수원화성의 4대문 중 하나인 동문인 창룡문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수원화성의 창룡문(蒼龍門)은 수원화성의 동문(東門)으로, 푸를 창(蒼)과 용(龍)을 써서 동쪽을 수호하는 푸른 용을 상징합니다. 1795년(정조 19)에 창건되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문루가 크게 파괴되어 1976년에 복원되었는데 복원 과정에서 화성성역의궤와 일제강점기 사진 자료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었습니다.


수원화성의 동문 창룡문

돌로 쌓은 아치형의 홍예문(虹霓門) 위에 단층 문루를 세운 구조로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한쪽이 열려있는 옹성(甕城)을 쌓았으며 서울의 흥인지문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옹성 안쪽 석축에는 공사에 참여한 감독관과 석공들의 이름을 새긴 실명판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이는 수원화성 축성 시 정조가 시행한 공사 실명제의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창룡문이라는 명칭은 음양오행설에서 '푸를 창'자가 동쪽을 의미하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알려져있어요. 

창룡문 옹성
창룡문 옹성

홍예의 크기만을 보면 장안문보다 더 크며 건축양식을 보면 돌로 쌓은 홍예문 위에 단층으로 된 문루를 세우고 밖으로는 성문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쪽이 열려있는 옹성을 쌓았어요. 6.25 전쟁으로 문루와 홍예가 크게 소실되었다가 1975년에 다시 옛모습으로 복원되었죠.

 창룡문은 넓은 평지에 위치해 있어 조선 시대 군사 훈련장으로 활용되었으며, 근처에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동북공심돈과 연무대가 있으며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공사실명제를 실행한 수원화성, 열려있는 옹성의 비밀

창룡문 옹성 안쪽에는 수원화성 공사담당자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옹성을 빠져나가지 말고 안에 서서 성문을 바라보면 성문왼쪽 위에 이름이 새겨진 돌이 있는데 그 돌 위에 축성 책임자의 이름과 일꾼들을 관리하는 패장의 이름, 그리고 석수 책임자의 이름을 석벽에 새겨놓았다. 자기 이름을 걸고 공사를 하게 하여 책임감 있게 성을 완성시키도록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에서도 이런 실명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실명판은 팔달문, 화서문, 장안문에도 남아있다. 성의 옹성은 성문의 왼쪽에 이르러 원래 성곽과 연결되지 않았고, 옹성에는 별도의 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는 한양의 흥인문 옹성과 같으며, 성과 이어지지 않는 곳은 4보 1척으로 문의 규모나 형식은 서문인 화서문과 비슷하다.

공사실명제 판
창룡문 공사실명제 판

수원화성의 주재료에 대한 비밀

수원화성의 가장 큰 특징은 돌과 벽돌을 함께 사용한 점이다. 주재료를 돌로 하고 좀 더 세밀하게 쌓아야 할 곳은 벽돌로 견고함을 더 했다. 석회로 돌과 벽돌을 붙였는데 이는 화성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방법으로, 벽돌을 사용했기 때문에 둥근 모양의 오성이나 공심돈과 같은 원형상의 건축물을 만들기 쉬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시대 성곽은 대부분 석성(石城)이었는데 돌을 쌓아 올리는 방식은 견고하지만, 축조 과정이 매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또한, 당시의 성곽은 총포 공격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미 중국에서는 벽돌을 이용해 더 단단하고 다양한 방어 시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정조와 그의 핵심 참모이자 실학자인 정약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정약용은 중국의 건축 기술 서적인 기기도설과 같은 책들을 연구하며, 벽돌이라는 새로운 재료의 가능성에 관심을 갖었습니다. 벽돌은 돌보다 규격화가 쉽고 가공이 용이해 공사 효율을 높일 수 있었고, 특히 포나 총을 쏘기 위한 구멍(총안)이나 환기 구멍 등을 만드는 데 훨씬 유리했습니다. 


수원화성에 설치된 깃발은 4대문에 따라 색이 다르다

수원화성에 설치된 깃발은 방위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나타낸다.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에 따라 동쪽은 청색, 서쪽은 하양, 남쪽은 빨강, 북쪽은 검정의 깃발을 볼 수 있다. 수원화성의 동쪽문인 창룡문에 가보면 청색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원화성의 4대문(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에 걸린 깃발의 색이 다른 이유는 오행(五行) 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오행은 동양의 전통적인 자연 철학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다섯 가지 기운, 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설명합니다. 이 기운들은 각각 특정 방위와 색깔을 상징하는데 수원화성의 4대문 깃발 색은 단순히 장식적인 목적이 아니라, 음양오행 사상을 기반으로 각 문이 담당하는 방위의 수호신과 자연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조 시대의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사상이 건축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입니다.


결론

창룡문은 평지에 위치해 있어 수원화성 군사 훈련의 중심지였던 연무대와 가까이 연결되는 곳으로 성문 밖에는 성을 보호하기 위해 옹성을 쌓았는데, 이는 군사적 방어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옹성 안에 갇힌 적을 사방에서 공격할 수 있는 이중 방어 시스템을 갖춘 창룡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강력한 군사적 요새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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