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자동차 보험을 갱신할 시기가 다가오면, 우리는 으레 핀테크 앱을 열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합니다. 그런데 막상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골라 보험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면 플랫폼에서 봤던 가격과 달라 당황했던 경험, 없으신가요? 혹은 같은 정보를 몇 번이고 다시 입력해야 했던 불편함은요? 그동안 많은 운전자가 느꼈을 이러한 불편함들이 올해 말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 출시로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이번 개선안은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가장 중요한 3가지 변화를 짚어보겠습니다.
1. '배신감'은 이제 그만: 플랫폼과 보험사 직접 가입 가격이 동일해집니다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가격 통일'입니다. 기존에는 일부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덧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핀테크 앱에서 본 가격이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가입하는 온라인 다이렉트(CM) 채널 가격보다 비싼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플랫폼에서는 가격 비교만 하고, 실제 가입은 더 저렴한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하는 소위 '체리피킹(cherry-picking)' 현상을 낳았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약 81만 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도 실제 가입은 7만 3천 건에 그치는, 즉 전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힘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가격 배신감'은 사라집니다. 정부의 개선 방안에 따라 앞으로 모든 보험사는 플랫폼에 제공하는 자동차 보험 요율을 자사 CM채널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즉, 소비자는 어떤 채널을 이용하든 동일한 가격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2. "내 차가 맞나?" 헷갈릴 필요 없이: 보험료가 훨씬 정확해집니다
두 번째 핵심 변화는 '보험료 정확도'의 획기적인 향상입니다. 지금까지는 플랫폼에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실제 내 차의 조건과 다른 부정확한 예상 보험료를 받아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보험개발원과 보험사가 보유한 핵심 정보가 핀테크사에 공유되어 훨씬 정교한 보험료 계산이 가능해집니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정보들이 추가로 제공됩니다.
• 차량 세부 정보: 기존에는 차종만으로 대략적인 보험료를 계산했다면, 앞으로는 차량의 연식, 세부 옵션, 모델 등 상세 정보까지 플랫폼에 제공됩니다. 덕분에 내 차에 딱 맞는 정확한 보험료를 처음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기존 계약 만기일: 매번 보험 증권을 찾아보며 만기일을 직접 입력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계약 만기일 정보가 자동으로 제공되어 갱신 대상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특약 검증 정보: 자녀 할인, 마일리지 할인, 블랙박스 할인 등 놓치기 쉬운 수십 개의 특약 할인 적용 여부를 시스템이 검증해줍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는 최적의 할인 혜택을 빠짐없이 챙길 수 있습니다.
• 기존 계약 정보: 지금까지는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갱신할 때만 기존 가입 정보가 자동으로 불러와졌습니다. 앞으로는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할 때도 기존 계약의 담보나 특약 정보를 다시 불러올 수 있게 됩니다. 매년 반복되던 번거로운 입력 과정이 사라져 갱신이 훨씬 간편해집니다.
물론 이렇게 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것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금융당국은 핀테크사가 공유받은 정보를 보험료 계산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사용 후에는 즉시 폐기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 역시 엄격히 금지됩니다.
3. '무한 반복 입력'의 불편함 끝: 가입 과정이 매끄러워집니다
플랫폼에서 최저가 보험을 찾아 가입 버튼을 눌렀는데, 보험사 페이지로 넘어가자마자 이름부터 차량번호까지 모든 정보를 다시 입력해야 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서비스 2.0에서는 이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대폭 개선됩니다.
금융당국은 '플랫폼-보험사 가입단계에서 소비자가 중복 입력해야 하는 항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플랫폼과 보험사 간 전산 연계를 통해, 플랫폼에서 입력한 정보가 가입 페이지에 자동으로 반영되도록 하여 중복 입력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제 한 번의 정보 입력으로 비교부터 가입까지 훨씬 더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며
정리하자면, 올 연말부터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동일한 가격', '정확한 보험료', '편리한 가입'이라는 세 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가격을 의심할 필요 없이, 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셈입니다. 과연 연말에 출시될 '서비스 2.0'은 수많은 소비자를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을까요? 올겨울, 자동차 보험 갱신이 한결 편안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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